별이 아름다운 이유는 까마득한 까닭입니다 

오늘도 나는 북극성을 머리에 이고 갑니다 

별빛에 반짝이는 가득 찬 물동이, 현악기처럼 노래를 부르고 

짐승의 소리 그친 

밤의 좁은 길을 소리 없이 걷고 또 걸어 

하염없는 그대 가슴에 

새벽녘 이슬을 맞으며 물을 부으면 

버지니아, 메말랐던 그대 가슴엔 온기가 퍼지고 

나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며 감사한 마음이 됩니다 

짧으나 편안한 죽음처럼 

그대와 나는 잠시 하나의 영혼으로 밤별을 우러르고 

떠오르는 햇살을 등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농부가 땅을 파는 일입니다 

나의 하루는 

낡은 호미처럼 남루하나 

그대를 향한 운명 같은 그리움은 나의 물동이를 

채우고, 또 채워서 

낮달을 우러러도 별빛이 방울방울 떨어집니다 

다시 또 

두 발을 허공에 딛은 하루가 기울고, 별이 빛나면 먼 하늘 끝에서 내려온 북극성을 머리에 이고 

한없이 먼 그대를 향해 걷는 나의 길은 

눈물겨운 찬란함이어서 

찰랑이는 나의 물동이 속에는 

푸른 바람이 살고 

그리움에 일렁이는 바다가 살고 

흔들리며 언제나 까마득한 북극성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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